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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26 15:39:14
Name T1팬_이상윤
Subject [이상윤의 플래시백 13탄]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 16강 B조 김정민:유병옥
The Marine이 갑작스레 은퇴선언을 했습니다. 그를 처음으로 알게된것은 2000 KBK 마스터즈 결승전. 상대의 숨통을 야금야금 조여가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였던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은퇴를 한다니...... 당시 마린의 플레이에 환호했던 한 중3 소년이 지금은 사실상 F가 확정된 미국사 여름학기때 재수강해야할 처지인데두 이렇게 피지알에서 글을 여유롭게(?) 올리는 어찌보면 한심한 대학생이 되어있으니...... ㅡㅡ;;; 세월이란게 정말 빠른거란걸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김정민 선수의 스타리그 데뷔전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특유의 3만년 조이기, 쉽게 안무너지는 단단함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스타크 매니아들에게 자신의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 경기라 할수 있겠습니다. 상대는 유병옥 선수. 전에도 소개해드렸지만 오리지널 시절 국내 최고의 토스유저로 군림했던 선수로써 하드코어 질럿러시, 패스트 캐리어등 초창기 다양한 토스의 전략을 정립했던걸로 알려졌던 토스의 대부라 할수 있었습니다.

맵은 딥퍼플. 8인용맵인 헌터스를 6인용으로 twilight 타입으로 개조한 맵입니다. 3시와 9시만 섬멀티 지역으로 되어있지요. (헌트리스는 이와 다르게 중앙에 자원이 없고 12시와 6시가 섬멀티 지역입니다.) 유병옥 선수는 7시, 김정민 선수는 5시에 위치. 초반 김태형 해설께서 유병옥 선수가 자신 특유의 하드코어 질럿러시를 할 경우 유리하게 초반을 이끌어나갈수 있다고 하셨는데 유병옥 선수는 전형적인 원게이트 코어 체제로 테크를 올립니다. 김정민 선수 역시 입구를 막고 당시로썬 정석이였던 투팩체제를 선택합니다. 초반 소수의 드라군으로 상대를 견제해보는 유병옥 선수. 그렇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는 못하고......
앞마당에 멀티를 하나 가져갑니다.

김정민 선수는 벌쳐의 마인업이 끝나자 슬금슬금 전진을 시작합니다. 앞으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불리게 될 3만년 조이기의 시작이였습니다. 그 와중에 유병옥 선수 북쪽에서 멀티를 더욱더 늘리기 시작합니다. 11시, 12시, 1시 지역을 모두 가져간 유병옥 선수는 게이트를 무한정 늘리기 시작합니다. 김정민 선수는 이를 정찰로 확인한후 치고나가기 시작했고 멀티를 활성화 하느라 병력이 그리 많지 않았던 유병옥 선수는 속절없이 밀려버립니다. 그러면서 김정민 선수의 벌쳐 대부대가 중앙지역에 가득 매설합니다. 멀티지역에서 내려올 유병옥 선수의 유닛들의 지원을 사전에 봉쇄하려는 의도였죠. 김정민 선수의 의도대로 유병옥 선수의 지원부대는 마인에 의해서 전멸해버렸고 앞마당 멀티와 본진을 지키는데 실패하지만 그동안 축적된 자원이 워낙 많은지라 크게 불리했던 상황은 아니였습니다.(엔딩에서 유병옥 선수 미네랄을 무려 16000이나 먹고도 졌다면서 씁쓸해 하던데 옆에서 유병옥 선수의 얘기를 듣던분께서 "머 16000?" 이러면서 경악해 하던 표정이 참 재미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무척 놀랬습니다. 요즘이라면 저렇게 자원먹고 절대로 테란에게 질리는 없을텐데 예전엔 물량을 생산하는 능력이 요즘에 비해서 떨어졌었으니......)

유병옥 선수는 캐리어를 모아서 공격을 해보지만 이미 레이스와 골리앗을 꾸준히 모으고 있었던 김정민 선수의 적절한 대처에 그다지 재미를 보진 못합니다. 김정민 선수 이제 그간 확보해둔 메카닉 대부대로 북상을 시도했고 한동안 유병옥 선수의 게이트 유닛들과 화끈한 힘싸움을 한바탕 벌입니다. 치열했던 접전에서 밀린 유병옥 선수의 운명은 여기서 끝이 납니다. 김정민 선수의 유닛은 차곡차곡 유병옥 선수의 11시, 12시 지역을 정리했고 1시를 공략합니다. 그간 많이 모아둔 자원으로 끝까지 결사항전을 해보는 유병옥 선수. 하지만 계속 밀려오는 메카닉 부대의 화력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는지 GG를 선언합니다.

상대가 멀티활설화 하느라 유닛이 그리 많지 않다는걸 알고는 과감하게 상대의 본진을 공략했던 김정민 선수의 판단력과 상대의 지원병력을 차단하기 위해 마인을 다량 배설했던 꼼곰한 대처가 돋보였던것 같습니다. 비록 기욤패트리, 국기봉이라는 너무나도 높은벽에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상당히 강한 인상을 남긴것엔 틀림이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테란의 희망, 테란유저들의 우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었던것 같습니다. 저때가 참 그립네요.

이제는 해설자로써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된 김정민 선수. 그의 게임은 끝난것이 아니라 새로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모든팬들이 정말 함께 기뻐할수 있는 그런 게임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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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즐이
06/04/26 15:53
수정 아이콘
그때 16000? 이라고 소리쳤던 사람은 김동준 선수가 아니었나요?
그렇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06/04/26 18:36
수정 아이콘
16000먹은게 아니라 김정민 선수보다 미네랄을 무려 16000 더 먹었다는 얘기였어요~
당시에 유병옥 선수가 북쪽을 다 먹었는데 본진 자원밖에 안되는 16000만 캤을 리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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