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도 그렇고 한국팀 최고의 장기는 '상대팀 키퍼 야신 만들어주기'네요. 이건 무슨 프린세스메이커 아니 골키퍼메이커 게임도 아니고... 경기들 보면 진짜 상대팀 골키퍼들은 죄다 신들려버려요. 거기에 골대마저 처절하게 외면하니 이길 수가 없습니다. 오늘 가장 큰 패착은 케이타에게 먹힌 2번째 실점이라 봅니다. 어떻게 수비수가 바로 앞에 있는데 저지할 생각은 안하고 차렷한 자세로 목각인형이 되어 버리나요.
그러나 그런 것과는 별도로 결승전에서의 알사드는 우승할 만한 자격이 있는 강팀이었습니다. 팀웍도 좋고 신체조건 유연성 개인기 공에 대한 집착 노련한 경기운영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요.(뭐 그중 최고는 그냥 골!키!퍼!지만) 이런 팀이 준결승에서 굳이 그런 더티게임을 한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골키퍼는 인정하지만.. 알사드도 별로 였던거 같은데요?. 특히 침대... 더블침대.. 보다가 빡쳐서 아오...
하필 오늘 골키퍼가 크레이지 모드네요. 아까 동물적으로 막는거보고 승부차기 가면 지겠구나 했는데
역시나.. 공 오는 방향도 못잡는 전북 골키퍼랑은 기량 차 많이 나더군요.
저번 준결승전이 하도 정도가 심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오늘 경기는 그냥 저냥 아주 심하단 건 못느꼈습니다. 더티한 반칙이 많이 들어오긴 했는데, 전북 선수들도 순순히 당하지만은 않고 거칠게 응수한 것이 어느정도 주효해서 침대축구가 오늘은 크게 빛을 보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거세게 몰아붙이다가 결국 로스타임에 동점골도 뽑았고.
연장에서 2골 정도는 충분히 더 넣을 수 있었고, 반면 우리가 먹은 2골은 안먹어도 될 골이었는데 어설픈 수비로 인해 뜬금없이 먹은 그 2골이 결국 발목을 잡았죠. 승부차기 들어갈 때는 솔직히 이제 가망 없다고 봤습니다. 골키퍼 역량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하지만 골키퍼의 실력도 분명 전력은 전력이죠. 전체적인 전력은 전북이 우세하지만 룰이 허용하는 한 온갖 더럽고 치사한 수작도 마다않고, 기어이 자신이 가장 유리한 승부차기까지 끌고와서 오로지 승리만을 추구하는 알사드의 집념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더파이팅 식으로 말하자면 '저게 프로다. 알사드가 잘하는 거야. 그리고 전북이 무른거다!'
요즘 한국축구에서 승부차기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단순히 운이 안따랐다고 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습니다. 이운재 이후로는 골키퍼들의 레벨이 영 세계 수준을 못따라가고 있고 키커들은 죄다 새가슴이죠. 요즘 승부차기는 운보다는 키커와 키퍼의 고도의 타이밍 싸움, 심리전 능력에 좌우되고 특히 키퍼의 능력이 특출하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요즘 승부차기 진것들 죄다 다시 한다 해도 솔직히 승산은 별로 없어보입니다. 한 4번 하면 3번은 지고 1번 이길까말까? 뭔가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