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도 몇번 불판에서 언급한적은 있지만 보통 선수가 저점을 바닥까지 찍으면 그다음은 반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물론 이것도 그 선수가 얼마나 포텐이 있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는데 당장 섬데이만 봐도 요새 좀 타이밍이 살짝 딜레이되었다 싶긴 해도 폼이 작년 서머 수준으로 안정감있고 전체적으로 무리수도 많이 없어지고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근데 플라이는 아직 확실히 저점을 찍었다고 보기도 애매해서... 근데 그렇다고 오늘 2세트의 그 역대급 트롤링에 이어서 3세트에서도 역캐리로 저점을 찍었다면 본인 반등이고 뭐고 팀이 망할 확률이 커지니 크크... 어쨌든 플라이는 섬데이처럼 좀 독하게 맘먹고 연습하는게 필요할 것 같아요. 이 선수는 프리한 멘탈은 좋은데 가끔보면 과거 진에어 시절만큼의 심지랄까? 그런게 잘 안보이는 것 같아서 그게 포텐을 깨우는데 장해가 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섬데이도 그렇게 스프링때 폼흔들리고 서머초에도 여전히 좀 흔들림이 있었는데도 그 욕받이행을 감당하면서 연습 꾸준히 하니 결국 요새 슬슬 그 연습의 힘이 나온다고 보거든요.
그때 1세트는 스라가스가 밀리던 게임 술통 대박으로 순식간에 역전시킨거였고, 2세트는 초반에 KT가 우세하게 가고 있던 게임이 나그네 르블랑 쓰로잉 한방에 역전되며 진거였어요.
3세트가 피카부+썸데이 쓰로잉 + 나그네가 그냥 쿠로한테 밀린 정도였는데 그 경기에서 나그네 딜량이 아마 상대 정글이었던 호진보다 훨씬 낮았을걸요. 참고로 그때 당시 호진은 스라가스에게 정글 싸움에서 계속 밀리며 쿠의 구멍인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4세트도 사실상 썸데이 부진 + 피카부 쓰로잉이었긴 했는데, 사실 그때 나그네가 욕먹은 건 쿠로 상대로 계속 밀렸다는게 제일 크지 않은가 싶습니다. 지금이야 쿠로가 LCK 최상위급 미드라 평가받지만 그때 당시 기준으로는 페이커-이지훈-코코-나그네-갱맘 밑이라고 평가받았어요. 팬들 평가가 죄다 KOO의 약점은 미드정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쿠로 상대로 밀리는 바람에 괜히 더 욕먹은 감도 있고요.
8강만 단순히 보자면 분명 썸데이+피카부의 부진이 컸지만 나그네 같은 경우는 조별 예선부터 꾸준히 충격적인 장면만 보여줬던 터라, 그런 것도 나그네가 욕먹게 만드는데 지분이 컸다고 봐요. 비역슨 상대로 솔킬 덩하고, 엑스페케 상대로도 먼저 달려들었다가 역으로 솔킬 따이는 장면이 나오는 등 좀 임팩트가 많이 컸습니다.
사실 플라이가 원래 라인전이 약체인 선수는 아니었어요. 저도 원래 라인전이 엄청 약한 선수들이라면 포텐 있다는 표현도 잘 안하죠. 실제로 라인전 약하다는 소리듣는 탑레벨 미드 선수들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개념일 뿐이니까요. 플라이가 요새 보여주는 라인전은 리그에서도 최하급이지만 스프링때도 그렇진 않았어요.
어차피 KT도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니 페이커와의 대전을 가늠해보자면..
나그네는 5무 5패, 플라이는 3승 7패 정도를 기대할 수 있을것 같아요.
지지않을 확률은 나그네가 높지만 이길 확률은 플라이가 높은..
그래서 지금 시점에 결과적으로 해석해도 충분히 바꿔볼만했다고 봅니다. 최대 bo5라는 적은 표본에서는 충분한 변수니까요.
결국 그 느낌도 주류 대세픽을 잘다루느냐 아니냐의 차이가 결정적인것 같습니다. 쿠로는 아지르라는 아킬레스건이 있다곤 해도 대신 빅토르는 정점급이고 라이즈나 블라디 등도 잘 소화하니까요. 해괴한 짓(?)으로 변수 생성하는데는 플라이가 쿠로보다 더 나을수도 있는데 (아우솔, 질리언, 말자하 등) 문제는 이런 장점들도 결국 주류픽을 잘하고 나서 해야 힘을 받는거지 이런 불안정한 픽들이 주류로 굳어지면 그냥 사신같은 미드일 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