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가끔은 너무 투표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두는 것같아서 조금 불편하기도 합니다.
정치인을 욕할 자격은 그 사회에 소속되어 있으면 족하죠. 선거권이지 선거의무는 아니잖아요.
물론 투표를 하는 것이 타당하고, 하지 않는 것보다 이 사회에 더 도움이 되는 구성원이겠죠. 하지만 그게 정치인에 대한 비난할 수
있는 자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행사하지 않을 권리도 있는 것이고, 중요한 것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그 사회에서 살고있으니까요. 마치 투표를 하지 않았
다해서 2등시민인 것처럼 호도하는 분위기는 그렇더라구요. 투표가 시민들이 가진 유일한 심판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달갑지 않구요.
뭐... 하지만 투표하고 나면 괜히 기분이 뿌듯하더군요. 가끔은 제가 지나치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제 자신이 우습게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합니다.
선거권이 없는 사람이거나, 선거권이 있어도 생업의 제약 - 직장의 급작스런 출장 등 - 이 있는 분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만,
정치인을 욕할 자유는, 정치인을 선출할 의무는 다하였는지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봅니다.
자유와 의무는 항상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한 사실 아니었는지요.
사회 구성원이라면, 그 사회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할 의무 또한 부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 번 양보해서 설령 '의견을 제시할 의무' 까지는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의 방향성에 대한 불만, 사회의 지도자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에 참여한 다음에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적합한 지도자가 선출되지 않은 건 다른 누구의 탓이 아니라 나 자신의 탓입니다.
*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분의 의견 또한 존중합니다. 다만 그럴 거라면 정치인을 욕해서도 안 되는 것이 일관성 있는 태도 아닐까요.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을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본다면, 정치인을 욕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는 거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스스로 차 버렸다는 점에서, (물론 부득이한 이유로 투표하지 못한 분들은 제외하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투표를 하지 않은 분들은 2등시민으로 불리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항변을 할 자유가 있는 것처럼, 저 역시 그렇게 지적할 자유가 있으니 말입니다.